Text. 편집실
1인 가구가 늘어나서인지 혼자인 게 익숙해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이것 하나만큼은 잊지 말았으면 해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 함께 사는 곳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잘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따뜻:한난> 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더불어 산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게 될 것입니다.
엄마가 되면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란 걸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주변에서 정말 많이 도와주시거든요. 유모차 끌면 문 열어 잡아주시고, 엘리베이터 기다려 주시고, 식당에 가면 가끔 이모님들이 밥 먹으라고 아이도 대신 봐주시고, 심지어 모르는 어르신들이 아이 용돈 하라고 주시기도 해요. 요즘 세상이 각박해졌다고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진짜 더불어 산다는 게 뭔지 와닿더라고요. 다들 감사합니다.^^
시골에 이사를 왔습니다. 처음엔 도시에서처럼 이웃과 왕래 없이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이웃이 텃밭에서 키운 열무로 담갔다며 김치를 주고, 콩도 갓 땄다며 밥에 올리라고 주시더라고요. 물론 시골 생활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잘 알려주셨고요. 이렇게 서로서로 맛있는 것 있으면 나누고, 안부를 물으며 지냈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게 사람 사는 맛’이라는 걸요.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에 이런 풍경 오래 누리고 싶습니다.
운전하다가 샛길에서 담벼락도 무너뜨리고, 후진해 나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집마다 사람들이 나와 “여기로, 저기로!”하면서 힘을 합쳐 겨우 차를 뺐어요. 요즘 집 밖에 난리가 나도 잘 나와 보지 않는다는데 러닝셔츠 차림으로, 슬리퍼만 신고 뛰어나온 사람 등등 모두 자기 일처럼 도와주셔서 놀랐습니다. 더위에 누가 이렇게 해주시겠어요. 덕분에 더불어 살아가는 걸 느꼈습니다.
귀농 후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배추 모종을 제대로 심지 못해 모두 파냈어요. 시내까지 다시 나갈 생각만으로도 지쳤는데, 이웃 할머니께서 배추 모종이 많다며 나눠주셨어요. 밤새 비가 촉촉이 온 아침, 모종을 심고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제가 만든 식빵과 잼을 나눠드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빵 생각이 났었다며, 아주 기뻐하셨어요. 이웃과 더불어 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던 순간입니다.
얼마 전 아내가 출산 예정일을 1달쯤 앞두고 진통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급하게 병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구급차 부를 겨를도 없이 자차를 이용했죠. 비상등을 켜고 병원으로 가는데 꽉 막힌 도로와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보고 있노라니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차 뒷유리에 “급한 임산부가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그때부터 다른 차들이 적극적으로 길을 양보해 주셨어요. 다행히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해 순산할 수 있었죠. 아직 우리 사회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살면서 겪었던 기적 같은 일
11+12월호 주제는 ‘살면서 겪었던 기적 같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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