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필름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를 추천합니다

화성에서 홀로 살아남은 방법,
바로 태양에너지
- 영화 <마션(The Martian)>, 2015
생존의 핵심은 에너지 확보다. 에너지가 없으면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성에 무슨 에너지가 있는가? 다행히도 있었다. 태양광을 태양전지로 전환시켜 얻는 전기에너지인 태양에너지가 그것이다. 영화 <마션>의 주인공은 태양에너지로 화성에서 살아남는다.

과학적으로 타당한 <마션> 생존법 영화 <마션>의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딱 우주판 ‘로빈슨 크루소’다. 화성 탐사 중 사고를 당해 현지에 홀로 버려진 식물학자 출신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갖은 역경을 이기고 살아남아 지구로 돌아온다는 해피 엔딩의 이야기다.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 주연의 <마션>은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5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 약 50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고,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은 흥행작이다.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봐도 이 영화는 상당한 수작이다. 애당초 원작자 앤디 위어가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에 근무하는 과학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영화판 역시 NASA의 자문을 받아 상당히 과학적으로 타당하게 묘사되어 있다. 화성의 극한 환경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주인공이 선택하고 실행하는 여러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매우 타당하다. 그 중심에는 태양에너지가 있다.

태양광만 있다면 언제나 어디서나

태양광을 태양전지로 전환시켜 얻는 전기에너지인 태양에너지는 여러 모로 우주에서 사용하기에 이상적이다. 우선 태양이 없어지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생산된다. 그리고 태양의 수명은 아직도 50억 년이나 남아 있다. 즉, 태양광만 비춘다면 언제 어디서건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우주공간은 태양광을 방해하는 대기가 없으므로, 태양과의 거리가 같다면 지구에서보다 더욱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사용 과정에서 공해를 유발하지도 않는다.
태양전지의 원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 과학자 알렉상드르 에드몽 베크렐(1839년)이었다. 그리고 1881년 미국 발명가 찰스 프리츠가 최초의 상용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때문에 우주 개발 사업에서 태양전지는 일찍부터 사용되었다.
태양전지를 달고 우주로 처음 나간 인공 물체는 미국의 인공위성 ‘뱅가드 1호’(1958년 발사)로, 이 위성은 아직도 궤도상을 돌고 있다. 그 이후에도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태양전지를 달고 나가 무제한의 에너지를 공급받았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도 태양전지는 쓰이고 있다. 특히 화성에 간 무인 로버(Rover; 로봇 탐사차) ‘오퍼튜니티’는 태양에너지에 의존해 14년간이나 동작했다.

무한한 청정에너지에 관심이 필요한 때

화성에서는 태양에너지로 수소에너지도 얻을 수 있다. 화성에는 얼음의 형태로 물이 존재하는데, 태양에너지로 만든 전기로써 물을 전기 분해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에너지는 태양에너지와 더불어 청정에너지이다.
또한 태양에너지는 태양풍 돛(Solar Sail)을 이용한 우주선의 추진에도 활용된다. 태양에서는 양성자와 전자 등 미립자들이 고속으로 방출되는데, 이를 태양풍이라고 부른다. 이 태양풍 속 미립자들이 태양풍 돛에 충돌하면, 그 힘으로 우주선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러한 태양풍 추진은 ‘이카로스’(일본), ‘나노세일D’(미국), ‘라이트세일’(국제 공동) 등의 우주선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다.
태양에너지 사용은 지구에서도 활발하다. 일반 주택에까지도 태양광 발전시설을 단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또한 재난 시 전력망 두절을 대비한 비상 발전 수단으로 프레퍼족( Prepper; 재난 대비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코로나19라는 재난으로 인해 전 인류가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는 요즘이다. 공해를 일으키고 매장량의 한계가 뻔한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무한한 청정에너지로 시선을 돌릴 때다.

Info


<마션>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외
수상: 42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감독상), 7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작품상, 남우주연상)

글 이동훈(과학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