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편집실
아침에 눈을 떠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를 보면 놀라운 소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머! 세상에…!” 소리가 절로 나오죠. 비단, 이 놀라움은 남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구나 살면서 자의든, 타의든 간에 크고 작은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거든요. 이번 호에는 <따뜻:한난> 독자들과 함께 ‘살면서 겪은 가장 놀라운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군 복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등병이라 많이 힘들 때였죠. 제가 힘들어하니, 선임 한 분이 많이 챙겨주시더라고요. 특히 부대가 강원도 전방이라 부모님이 면회 오시기 힘들었는데요. 선임 부모님께서 면회 오면, 저를 불러서 맛있는 집밥을 챙겨주곤 하셨습니다. 힘든 군 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분이에요. 전역 후 꼭 한번 보자고 했지만, 거리가 멀기도 하고 접점이 없어서 연락만 하고 10년째 만나지는 못했어요. 작년 8월쯤 제주도를 갔는데 저 멀리로 낯익은 사람이 지나가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임에게 메시지를 보냈죠. 놀랍게도 답이 왔어요. 제주도 신혼여행 중이라고요. 저는 대전에, 선임은 강원도에 살아 사실상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게 너무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은 만나게 되나 봐요.
결혼한 후 아내의 출산으로 처음 아기와 만났을 때가 놀라운 경험입니다. 아이의 탄생을 자축하면서도 이 어린 생명을 앞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도 생기더라고요. 물론 기쁨과 행복이 더 컸지만요.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더욱 열심히 회사를 다니며 일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도 되었어요.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 파이팅입니다.
몇 해 전 여름휴가 때 지리산 등산을 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운동했고, 젊은 나이여서 자신감에 차있었어요. 하지만 이내 자신감은 오산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오르지 못하고 지쳐서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바빴거든요. 쉬는 동안, 많은 분을 만났어요. 칠순도 넘으신 노부부, 이제 갓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 심지어 아이를 업고 산을 오르는 아주머니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산을 오르는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평소 체력관리를 태만히 한 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47년 전, 학창 시절 육상대회 때 이야기입니다. 800m 계주(릴레이) 경기에서 제가 속한 팀은 600m까지 3명의 주자들이 앞서서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8팀 중 4위였죠. 그 상황을 보고 약간의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저는 최선을 다해서 달렸어요. 노력이 통했는지 최종 200m를 남겨두고 추월하는 역전극이 펼쳐졌습니다. 덕분에 영광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팀 선수들도 놀라워했답니다. 그리고 놀라움은 축하와 격려로 이어졌죠. 60대 초반을 지나고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네요. 저에게는 유쾌한 놀라움으로 기억되는 일입니다.
살면서 가장 놀랐던 때는 함께 살고 있던 엄마가, 갱년기 때문에 밤에 혼자 울고 계신 걸 들었을 때입니다. 항상 든든하고 강한 엄마가 밤중에 혼자 마음이 힘들어서 울고 있는 모습은 제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어요. 같이 살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가족인데 잔소리한다고 뭐라고만 하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지 않았던 저를 반성했습니다. 그 이후로 엄마와 대화도 자주 하고 이런저런 집안일도 자주 도와주려고 노력한답니다. 엄마, 사랑해♥
“나를 사물에 빗댄다면, 어떤 사물인가요?” 나를 사물에 빗댄다면,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도 적어주세요. 나다움이 가장 드러나는 비유와 재미있는 생각 기다리겠습니다.
* 참여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참여기간 : 2022년 9월 13일(화)까지“나를 사물에 빗댄다면, 어떤 사물인가요?” 나를 사물에 빗댄다면,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도 적어주세요. 나다움이 가장 드러나는 비유와 재미있는 생각 기다리겠습니다.
* 참여해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참여기간 : 2022년 9월 13일(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