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난 : 명사에게 묻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다짐

Text. 스포츠경향 하경헌 기자 Photos Provided. 스타잇엔터테인먼트/KBS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연이어 다른 분야에서 또 최고가 되기는 쉽지 않다. 인생에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도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구대통령’ 허재는 농구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최고가 된 다음, 우연치 않게 도전한 방송인으로서의 삶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 결코 잊히지 않는 한 해를 보낸 방송인 허재의 목표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Q

안녕하세요. 한국지역난방공사 <따뜻:한난>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따뜻:한난> 독자 여러분. 농구인이자 지금은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 허재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서 영광입니다. 처음에 인터뷰와 관련한 섭외를 받았을 때는 스포츠인이 아닌 방송인으로서 이야기할 자격이 있을까 걱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이렇게 뵙게 됐습니다.

Q

먼저 방송인으로서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리얼리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방송에 본격적으로 출연하신지 2년 만의 수상이었는데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A

저한테는 과분한 상입니다. 제가 예능을 잘 하는 것도 아니어서 큰 상이 너무 고마울 뿐입니다. KBS 관계자들과 출연 중인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제작진들이 모두 좋아 받은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받지 못할 상을 받은 것 같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워낙 잘 봐주신 덕분입니다.

Q

과거 농구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수많은 상을 받으셨지만, 또 방송인으로 수상하는 소감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A

우선 시상식이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스포츠인으로서 받는 상이 아니라 방송국에서 받는 상이다보니 긴장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분위기만 다르지 상의 무게는 똑같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것도 똑같습니다. 제가 잘 해서 상을 받았다기보다는 잘 하라는 의미라고 더욱 크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농구선수나 감독이실 당시에도 방송에는 출연하셨지만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송인으로 활동하신 것 같습니다. 웃는 일이 잘 없으셨던 지난 시간 때문에 예능에 쉽게 적응하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방송인 허재를 좋아해주시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왜 좋아하실까’하고 저도 많이 생각해봅니다. 감독으로서는 제가 감독으로서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독은 경기에 승패도 있으니까 화도 나고 그런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능은 따로 제가 뭔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생활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이 드러날 일이 없습니다. 과장해서 뭔가를 보이기보다는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임했던 것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왜 좋아하실까’ 하고 저도 많이 생각해봅니다. 예능은 과장해서 뭔가를 보이기보다는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임했던 것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Q

특히 출연하시는 프로그램들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포함해 <갓파더> <안 싸우면 다행이야> 등 관찰예능 형식이 많습니다. 많은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셔야 하는데 적응은 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긴장도 물론 합니다. 저도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지만 제 생활을 보여주는 일이 목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담도 긴장도 요즘엔 많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도 ‘방송을 시작한 이후에는 표정이 많이 밝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곤 합니다.

Q

농구선수로 뛰고 있는 두 아들, 허웅과 허훈 형제와 방송출연도 많이 하십니다. 보통 방송을 하시는 분들은 가족과의 출연을 부담스럽게 여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별로 그런 마음이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두 아들과의 출연 이 많으신 이유도 궁금합니다.

A

부담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좋습니다. 아들들이 지금 본업인 농구도 잘 하고 있고, 아들들과 방송을 하면서 재미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둘 다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농구를 잘 하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있으시지만 최근 <갓파더>에서는 배우 이순재 선생님과 부자로서 호흡을 맞추고 계십니다. 아들로서의 모습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A

이순재 선생님과 있으면 예전에 돌아가신 아버님과 똑같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는 정도를 걷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역시 그 시대를 사셨던 분이고 비슷한 성격이시라 아버님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 당연히 아버님과 함께 있으면 아들이 됩니다. 그래서 평소 보이는 모습과 조금 더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순재 선생님과 있으면 예전에 돌아가신 아버님과 똑같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역시 그 시대를 사셨던 분이고 비슷한 성격이시라 아버님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Q

방송활동에 열심히 임하고 계시지만 농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은 또 다시 농구와 관련한 일에 돌아오시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갖고 있습니다.

A

불러만 주시면 당연히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 젊은 코치와 감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 생각보다 제안이나 제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농구에 대해서는 아직도 애정이 많이 있습니다. 농구를 위해서 어떤 일이든 제게 주신다면 열심히 할 생각이 있습니다.

Q

많은 스포츠인들이 은퇴 후 방송에 출연 중입니다. 이 일을 하시는 입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시는지 궁금합니다.

A

스포츠인들이 나와서 방송을 하면서 분야를 홍보하면 너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의 사례와 다른 분들의 생각을 모두 말씀드리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한 번이라도 더 농구를 생각하시고 돌아보신다면 방송에 나오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인터뷰의 주제가 ‘새로움’입니다. 이전과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보내고 계십니다. 그 만족도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만족도는 다른 곳에서 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면서 즐기는 것 자체가 만족도를 높이는 일입니다. 살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만족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도전은 늘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게는 특별할 것이 없는 일입니다.

살면서 즐기는 것 자체가 만족도를 높이는 일입니다. 살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만족을 느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농구선수로는 ‘농구대통령’, 감독으로서는 ‘우승 청부사’ 등의 별명이 있었습니다. 방송을 하시면서 새롭게 얻고 싶은 호칭이 있으신가요?

A

농구선수인 출신이니 방송을 통해 농구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게 바라는 건 없습니다. 단지 방송을 통해 주책을 많이 떨지 않는 모습으로 ‘편안한 허재’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면 합니다.

Q

<따뜻:한난>의 독자 여러분께 새해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네. 임인년 호랑이해가 밝았습니다. 요즘도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렵고 힘이 드십니다. 그럼에도 지혜롭게 생활하시면서, 잘 버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따뜻:한난> 독자 여러분의 새해에도 영광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